*다음의 글은 통일교육원의 교역지원관이 쓴 글이다. 통일웹진으로 보내온 것을 싣는다. 하루 통행량 30대의 개성-평양간 고속도로는 컨테이너가 다닐 수 없는 형편이라는 보고이다. 남북간의 협력은 결국 베푸는 것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어떻게 퍼주기 논란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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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도 크리스마스를 며칠 남겨둔 지난해 12월 21일 새벽6시 개성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남북 당국이 합의한 개성-평양간 고속도로를 서로가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도로의 상태와 안전을 남북 공동조사단이 직접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이 조사는 남북이 육로를 통하여 물품과 인원이 오고 감으로써 물류비 절감 등 교류협력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현재 남북간 물품은 인천↔남포, 부산↔나진간 운행되는 선박을 통한 해상 수송에 의존하여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즉 평양은 남북간 정기 직항로가 없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중국을 경유하는 북한의 고려항공을 이용하여 방문하고 있다.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서울에서 3시간 정도면 평양까지 왕래가 가능하나 교량과 터널의 균열, 누수 등으로 화물차 운행이 힘든 도로 여건 때문에, 현재 개성-평양간 고속도로는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조사단은 한국도로공사 기술팀과 건설교통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되었는데, 25톤 특수 차량 2대와 최첨단 장비 등을 우리측에서 직접 조달하였다. 조사단원의 개인 짐과 점검장비를 합치면 운동선수단 전지훈련을 방불하게 하는 수준이었다.

 
 
<예성굴(터널)>

첫날 남측 출입사무소를 거쳐 북측 출입사무소에 도착하였을 때 북측 관계자가 나와서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북측에서 이번 조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일행은 곧바로 개성 자남산 여관에서 북측 관계자와 세부 조사방법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오찬에서 남북 조사단 50여명이 함께 성공적인 조사를 기원하는 자리를 가졌다. 우리측은 2개팀으로 나뉘어 한쪽 15명은 개성에서 출발하여 평양으로 이동하고, 다른쪽 11명은 평양에서 출발하여 개성으로 내려오면서 조사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다행히 날씨는 생각보다 춥지 않았다. 나는 개성에서 출발한 팀에서 북측 관계자와 협의를 통해 조사단이 편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행정지원 업무를 맡았다.

오후부터 첫 조사가 시작되고, 드디어 개성-평양간 고속도로 출발점에 도착했을 때 너무나 감개무량 하였다. 개성공단이 한 눈에 보이고 여기서 2시간만 달리면 평양으로 갈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과 육로를 통하여 평양까지 갈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자부심이 교차하였다. 도로는 지난 2차 남북정상회담시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대비하여 북측에서 임시 보수한 흔적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첫날 조사는 오후 6시까지 진행되었고, 잠은 경협사무소 숙소에서, 아침과 저녁 식사는 숙소옆 식당에서 해결하였다. 그러나 점심은 북측에서 준비한 도시락으로 현장에서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여건이었다.

 
<조사결과토론모습>
 

이튿날부터 조사는 오전 9시부터 오후6 시까지 도보로 진행하는 강행군이었고, 터널과 교량 검사에는 특수 차량의 이동식 사다리를 이용하여 교량과 하부구조와 터널 상부구조 등에 대한 정밀 검사가 이루어졌다. 도로 상태는 육안으로 보기에도 균열과 지반 침하, 침수 등으로 문제가 적지 않았고, 특히 교량의 경우는 컨테이너 화물차 통행이 힘든 상황으로 판단되었다. 더욱 놀란 것은 개성-평양간 고속도로를 통행하는 차량은 승용차가 대부분이었으며, 1일 통행 차량은 30대 정도로 고속도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통행 차량이 너무 적어 고속도로 차선을 완전히 폐쇄시키고 하는 개보수공사는 오히려 수월할 것 같았다. 이 고속도로는 우리의 지방 국도보다 상태가 훨씬 열악하였다. 북측에서도 위험한 도로 사정과 주민통제 차원에서 고속도로 이용에 제한을 두는 것 같았다. 조사지점은 점차 개성을 벗어나 평양으로 향하고 있었다. 북측에서 준비한 도시락은 정말 꿀맛이었다. 북측 조사단원은 설계도를 내놓고 상세한 설명을 하면서 남측에서 하루 빨리 개보수를 해 달라고 하였다. 도로 인근의 마을 모습과 다리 부근에서 만난 북한주민의 차림은 우리의 60년대 수준이었다. 조사 3일차가 되는 날 평양은 점차 가깝게 다가왔고, 남북 조사단원간에는 웃음도 오가는 등 서로 친숙해졌다. 드디어 조사 넷째 날 사리원에서 평양으로 출발한 팀과 합류하여 마무리 조사에 박차를 가하였고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밤에는 개성에서 출발한 우리팀도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여장을 풀 수가 있었다.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바라보는 평양 대동강과 시내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다음날인 25일은 남북조사단이 그 동안의 조사결과를 확인하는 자리를 가졌다. 터널, 교량, 도로 팀별로 5시간 동안의 확인과 토론 등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오후 늦게 븍측의 배려로 평양 시내 참관이 이루어졌는데, 지난 5월에 본 시내 모습과는 달리 활기차게 보였다. 자동차가 많아졌고, 아파트 벽면 도색이 산뜻해진 것 같았다. 그리고 평양을 처음 방문한 도로공사 관계자를 위해 기념품 상점에서 평양소주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자리도 북측에서 마련해 주었다. 다음날 출발을 앞두고 평양에서 보낸 크리스마스의 밤은 양각도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남북공동만찬이 이루어져 5일 동안의 힘든 조사를 서로 위로하고, 남북공동이용을 위한 개성-평양간 고속도로 개보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원하기도 하였다.

26일 마지막날 평양을 출발하여 개성 박연폭포를 참관하고, 우리 조사단은 오후 5시 남측출입사무소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5박 6일 동안의 조사를 아무런 사고없이 임무를 수행해 준 도로공사 관계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5박 6일동안 168㎞ 도로, 터널 18개소, 교량 77개소가 안전한 도로로 탈바꿈하여 서울에서 평양까지 물자와 사람이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차량통행이없는고속도로모습>
 
<특수점검차량>


고 화 섭 주무관(교역지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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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9 06:34 2008/04/19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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