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보 사설, 이래도 되는가?
고신교단의 주간신문인 기독교보, 특히 사설을 읽으면 늘 마음이 불편하다. 논리의 비약과 편견이 심하고, 그 주간의 관심사와 동떨어진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그냥 참아 넘길 수밖에 없다. 논설위원을 임명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설을 혼자 쓰는 이상 좋은 글, 균형 잡힌 글이 나오기가 어려운 것은 명약관화하다. 게다가 누가 그 신문의 사설을 열심히 읽겠는가라고 생각하며 지나치기 일쑤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기독교보 사설은 갈수록 정도를 벗어나고 있다. 4월 9일자 사설은 감당하기 어려운 글이라 한마디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국기독교 총연합회(한기총)가 금권선거로 한창 시끄러워지면서 양심고백들이 터져 나왔다. 길자연 목사 소속 교단인 합동측 목사 30여명이 1백만원씩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어서 전임회장 이광선 목사도 금권선거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돈을 쓰지 않았더니 떨어졌고, 그래서 한기총 개혁을 위하여 돈을 써서 당선이 되었다는 해괴한 논리를 폈다. 거기다 이런 저런 목사들이 돈을 받았고 썼다고 공개적으로 고백하였다.
그러자 기독교보는 수주전의 사설을 통하여 뒤늦은 고백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고 비난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물론 금권선거를 한 당사자들에 대하여서는 한 마디 언급도 없었다. 그 때 그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기막혀 했는지 모른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는 한마디 없고, 오히려 늦게나마 고백을 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누가 뭐라고 해도 부정은 부정일뿐이고 그 부정은 어떤 방법으로든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인데 어떻게 교회의 신문 사설이 그런 식의 발상을 표현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4월 9일자 논설이 이어진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앞 뒤 문맥, 주어 동사가 전혀 연결되지 않으며 사실 관계도 맞지 않다. 문장구성의 기본원칙을 벗어나고 있다. 사설 제목부터 한심하다. ‘한국교회의 위상 걱정’. 지금 한국교회가 위상을 걱정하고 있을 시간이 아니다. 한국교회의 위기를 부르짖고, 곳곳에서 기도회가 열리고 있으며, 한국 보수교회의 대표적 연합체 운영권이 변호사에게 넘겨진 상황이다. 지금 위상 운운은 배부른 소리이다. 지금은 위상을 걱정할 시간이 아니라 어떻게 구체적으로 회개하며, 어떻게 한국교회가 돈과 명예와 정욕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기도하며 하나님의 지혜를 구해야 할 시간이다. 한 두 군데만 구체적으로 읽어보자.
“개신교가 세상 밖으로 나와서 소리 지르는 것은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서 쇠고기 파동 때 한 손에 십자가를 한 손에는 성조기를 들고 소리를 질렀으나 모든 것이 잘못된 결과여서 자숙을 요하는 것이 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하에서는 인수위원회 구성과 사찰을 무너뜨려 달라는 기도와 함께 죄인으로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는 담대함을 보이게 된 것이다.” 이게 무슨 문장이며 무슨 소리인가? 노무현 정권 들어서서 쇠고기 파동이 일어났다니 어디서 살다가 온 사설자인가? 쇠고기 파동 때는 진보파들이 나섰고, 성경이나 성조기가 아니라 촛불을 들었다. 갑자기 인수위는 무엇이며, 대통령 인수위가 사찰을 무너뜨려 달라고 기도라도 했다는 말인가? 지금은 누가 죄인으로 무릎 꿇는 담대함을 보였음을 논할 시점이 아니다. 길자연 목사의 엉뚱함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어지는 문장은 한국교회에 대한 자화자찬으로 가득하다. 한국교회는 축복받았고, 세계적 대형교회 50개중 23개가 한국에 있음을 자랑한다. “한국교회는 정치 사회 문화 다방면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결론을 내린다. 무너지는 한국교회, 아무래도 고쳐지지 않는 부정과 부패에 가슴아파하는 일반 시민이 부지기수인데, 안티기독교 세력이 활개를 치고 있는데, 기독교가 모든 종교 가운데 가장 불신을 당하고 있다는 통계가 쏟아지는데, 고신 기독교보의 사설은 홀로 한국교회의 찬란함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세상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짧은 사설의 마지막은 더욱 가관이다. “때로는 교회를 출석하는 몇 몇 소수의 비중생인들로부터 비난과 폭로 전 그리고 시기 질투 사심 등 인간적인 요소들로 말미암아 흙탕물이 튀기기는 하지만 그러나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룰 것을 확신하며 교회의 위상이 더 확장되고 높아질 것을 믿는다.” 이 문장은 현금의 교회 사태를 두고 하는 말이 분명하다. 그는 지금 이 말을 하기 위하여 찬란한 이야기를 끌여 들였음이 분명하다. 지금 양심고백하고 한기총 해체를 주장하는 몇 몇 소수의 사람은 ‘비난 폭로전 시기 질투 사심’ 등 인간적인 요소들을 가진 ‘비중생인들’이라고 못 박는다. 그들이 튕기는 흙탕물에 의해 현재의 한기총 주류세력이 약간 더렵혀지기는 하지만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룰 것을 확신’하고 있다. 이 금권선거, 법정다툼 등으로 인하여 마침내 ‘교회의 위상이 더 확장되고 높아질 것’을 굳게 믿고 있다. 현재의 한국교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의 사태를 ‘비중생인들’이 시기 질투 사심으로 비난과 폭로 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그래서 흙탕물이 튀고 있다고 보는 이 감당할 수 없는 ‘중생인’의 용기 앞에, 나 같은 죄인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금 이 글을 쓰는 필자의 머릿속은 그냥 하얗다. 주님, 나를 도와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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