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7일 오전 11시쯤 부산지법 254호 법정. 방청석에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 대한 선고를 지켜보기 위해 국세청 관계자, 시민, 기자 등 100여 명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부산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고종주)는 특히 40여장에 이르는 판결문을 읽은 뒤 선고에 앞서, 전씨의 심리를 철학자의 말을 인용한 분석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재판부는 "'왜 피고인 전씨가 부하직원에게 뇌물을 받은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는가?' 숙고한 끝에 심리학 전문가들이 말하는 '인지부조화(認知不調和)'의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며 "'인지부조화'는 왜곡된 과거의 기억이 확신으로 무장돼 자신이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한다는 것을 인식도 못한 상태에서 사실과 다르게 진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씨는 재판과정에서 정상곤 전 부산국세청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을 끝까지 부인했었다.

재판부는 "전씨가 자신의 지위와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자기 방어기제를 발동, 공소 사실을 적극 부인하는 한편 잘못을 제3자에게 투사 또는 전가하는 방법을 택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면서 "오랜 기간 공직에서 일하면서 정무직 공무원에 올랐는데, 부하직원으로부터 인사와 관련해 큰돈을 받았다는 명예롭지 못한 사실이 세상에 갑자기 드러난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씨의 심리상태를 분석했다.

전씨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재판부에 공소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주장하는 100장에 달하는 탄원서를 스스로 만들어 제출하기도 했고, 때로는 법정에서 눈물까지 흘리며 공소 내용을 끈질기게 부인해 왔었다.

재판부는 "내 기억이 '내가 그것을 했다'고 한다. 내 자존심은 '내가 그것을 했을 리가 없다'고 말하며 요지부동이다. 결국 기억이 자존심에 굴복한다"며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을 인용한 뒤 "전씨는 자신의 왜곡된 기억에 속은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재판부는 끝으로 "피고인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면 그것을 딛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나, 끝내 인정하지 않으면 영원히 그 지점에 머물 수밖에 없다"면서 "피고인의 속사정을 일면 이해하면서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인지부조화 증세를 앓는 사람이 전군표 혼자 만일까? 아니 그런 현상을 과연 단순한 심리적 문제로 설명하면 그만일까? 사람은 영적인 존재인데, 악한 영의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영의 문제는 영으로 풀어야 하는데, 당사자가 거부하면 그마저 불가능하니...도대체 성령의 능력은 언제 어떻게 나타나실 것인가?

2월에 쓰고 버려두었던 글을 다시 읽어본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2008/03/27 10:47 2008/03/27 10:47

트랙백을 보내세요

트랙백 주소 :: http://leefam.pe.kr/blog/trackback/429

댓글을 달아 주세요